맑은 날, 산책의 기분

오늘은 흐린 날씨와 달리 맑은 날씨가 기약되어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이미 찬바람에 부는 가을 공기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맑은 하늘은 마치 한숨 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오랜만에 산책을 떠났다.

산책로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몰리던 여름과는 달리 한가롭게 텅 비어 있었다. 빈번하게 마주치던 강아지 산책을 하시는 분들과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 그리고 서너 번 같은 길을 반복하는 노인 분들도 없었다. 이 말인 즉슨, 오랜만에 조용하고 한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산책로는 나무와 꽃들로 가득했다. 가을이라 그런지 나무는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깔의 잎사귀로 물들어 있었고, 꽃들 또한 아름다운 꽃잎을 펼치고 있었다. 낮고 천천히 흐르는 강가를 따라 걷는 나는 맑은 물 소리와 함께 산책로 모두를 물든 가을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겼다.

산책로에는 작은 비치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쉬어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소리와 대화 소리가 사라진 듯 조용한 곳에서 나에게도 기분 좋은 한 끼 도시락 식사를 할 수 있는 근사한 시간이 주어졌다.

산책 중간에는 나무 밑에 앉아 잠시 쉬는 시간도 가졌다. 고요한 대자연을 옹기종기한 휴식처로 삼아 나는 내 주위를 둘러보았다. 산책로의 반대편엔 새끼 고양이가 마음껏 놀고 있었고, 가까이에는 작은 앙상한 도토리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공기는 시원하고 맑았고, 햇빛은 따스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산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산책길은 꽃향기에 휩싸여 다른 공간으로 빠져나와 있는 듯했다. 내가 본 모든 것들은 정말 사실 같은 듯한데, 이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길게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이 순간을 최대한 즐기기로 마음먹고 길을 계속 걸어갔다.

점차 해는 서산 위로 떠올랐고,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산책길 위에서 멈추기를 원했다. 오늘처럼 맑고 화창한 날씨에는 정말로 자주 산책을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마지막 낮은 햇살을 느끼며 돌아왔다.

나는 오늘의 산책으로 인해 깊은 감사와 차분함에 안정감을 느꼈다. 맑은 날, 산책의 기분은 바로 이렇게 행복하고 평온한 마음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기분을 잊지 않고, 매번 가능한 한 자주 산책으로 여유를 즐겨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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